최욱 : 사람은 죽어도 건축은 남는다, 시간을 기획하는 디자이너


롱블랙 프렌즈 K 

‘신비롭다는 그 천년의 미소를 보고 싶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반가사유상을 보러 가기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미소 보다 공간에 먼저 감탄할 줄은 몰랐어요. ‘사유의 방’ 말입니다. 

은은한 계피향이 느껴지는, 어둑한 복도에 들어서면서부터 직감했죠. ‘아, 이제 곧 다른 시공간이 펼쳐지겠구나.’ 사유의 방에서 저는 계속 움직이게 되더군요. 묘하게 각도가 틀어진 두 불상의 미소를 보려고 말이죠. 마치 탑을 돌듯 불상을 감상하고 있자니, 어느덧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이토록 에너지가 응축된 공간을 만든 이가 누구인지 궁금했습니다. 바로 최욱 원오원아키텍스 대표입니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쿠킹 라이브러리, 설화수의 집, 오설록 티하우스 모두 최욱의 작품입니다. 삼일빌딩, 학고재 갤러리, 정식당,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도 그가 설계했죠. 

사람들은 최욱이 설계한 공간을 두고, ‘눈을 감아도 편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삶을 살아오고, 어떤 생각을 해야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건축을 잘 모르지만 궁금했어요. 

디자이너스 위크,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건축가 최욱입니다.


최욱 원오원아키텍스 대표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무언가가 되려고 태어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무언가가 됩니다. 인간 최욱은 이렇게 건축가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