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 응 : 케이스티파이의 창업자, MZ의 욕망을 핸드폰 케이스에 디자인하다


롱블랙 프렌즈 L 

여의도 더현대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신사 가로수길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주말이면 핸드폰 케이스를 사려는 인파가 30분 넘게 줄 선다는 거야. 케이스티파이CASETiFY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말이야. 궁금한 건 못 참지. 나도 들어가 봤어.

케이스 하나에 6만원? 귀를 의심했어. 그런데 현장 스태프의 설득이 치밀해. 내 핸드폰 기종과 색상, 선호하는 브랜드와 재질을 살피는 거야. 곧바로 나와 어울리는 케이스를 추천해줬지. 핸드폰에 케이스를 씌운 가상 이미지를 태블릿 PC로 보여주면서 말이야. 

얼떨결에 케이스를 세 개나 샀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동생에겐 버터Butter 콜라보 케이스, 패션에 관심 많은 친구에겐 아더에러adererror 콜라보 케이스, 예술가를 좋아하는 난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콜라보 케이스를 샀어. 

하나에 5000원~1만원 하던 케이스는, 브랜드를 등에 업고 6만원~8만원에 팔리는 패션 아이템이 됐어. 그 시작에 케이스티파이가 있지. 2011년 홍콩에서 출발한 핸드폰 케이스 회사는, 한 달에 케이스만 100만 개를 팔아치우고 있지.

창업자 웨슬리는 고객의 욕망을 케이스에 디자인했어. 사람들이 선망하는 브랜드만 골라냈지. 고객이 뽐내고 싶은 이미지를 핸드폰으로 드러내게 만든 거야. 롱블랙 디자이너스 위크Designer's Week 네 번째 이야기, 고객의 심리를 분석해 비즈니스하는 디자이너 출신 사업가 웨슬리 응Wesely Ng을 석지현 디렉터가 만났어.


석지현 텐센트 콘텐츠 디렉터

케이스티파이 폰케이스는 ‘패션 피플들의 인싸템’으로 불립니다. 에스파, 세븐틴, 아이들, NCT, 한소희같은 연예인의 인스타그램 거울샷에 빠지지 않고 나오죠.

저렴하진 않아요. 내 맘대로 꾸밀 수 있는 커스텀 케이스는 최소 4만5000원. 브랜드 협업 제품은 6만원부터 10만원까지 하죠. 나이키X사카이* 콜라보는 중고 거래 시장에서 웃돈 주고 20만원에 팔리고요. 왜 이렇게 잘 팔릴까요?
*Sacai. 일본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