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L
얼마 전에 넷이 저녁 먹었거든. B가 복순도가랑 키소주를 들고 온 거야. 나 술 못 마시는데! K가 슬쩍 뭘 내밀더라. 무알콜* 맥주래. 덕분에 나도 술자리에 낄 수 있었지. 고마운 K.
*알콜 함량이 전혀 없으면 무알콜 음료, 0.5% 미만이면 논알콜/비알콜 음료로 분류한다. 여기서는 이 두 종류의 음료 모두 ‘무알콜’로 표기한다
알콜 없는 술이라, 나같은 사람이 많나? 궁금해서 찾아봤어. 와우, 2021년 전세계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가 166억5000만 달러(약 23조원)*? 꽤나 큰 시장이잖아! 이 정도면 술 못 마시는 사람들만 무알콜 음료를 찾는 게 아닌가 봐. 시장이 어떻게 이렇게 커졌지? 궁금한 건 못 참아. 이번엔 한 회사 재무제표만 볼 게 아니야. 무알콜 시장, 그 자체를 파헤쳐 봐야겠어!
*ResearchandMarkets.com
Chapter 1.
길고 가늘었던 무알콜 시장, 전성기가 찾아왔다
좀 극단적으로 말해볼까. 요즘 주류酒類 시장에서 잘 되는 건 무알콜 음료밖에 없어. 알콜 시장의 주류主流가 무알콜이라, 좀 역설적이네. 지난 5년간 글로벌 주류 시장 성장률은 0%대야. 유로모니터의 판매량 데이터 볼까? 2016년 2481억 리터에서 2021년 2503억 리터로, 거의 제자리 걸음이야.
판매액도 지지부진해. 2016년 1조4160억 달러(약 1962조원)*에서 2021년 1조5744억 달러(약 2182조원)로.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정체나 마찬가지야. 주류 중에선 맥주 판매량이 2016년 5839억 달러(약 809조원)에서 2021년 6509억 달러(약 902조원)로 10% 남짓 성장한 게 눈에 띄는 정도야.
*본 노트는 2022년 환율을 적용해 환산했다.
무알콜 맥주는 달라. 2016년 94억2240만달러(약 13조원)에서 2021년 138억3940만달러(약 19조원). 5년 성장률이 무려 46%! 2021년에만 19%가 성장했고, 당분간 연평균 9%는 성장할 걸로 예상돼. 다른 리포트*에서는, 2025년 무알콜 맥주 시장이 232억7000만달러(약 32조원)에 이를 걸로 보고 있기도 해. 여기에 한참 성장 중인 무알콜 스피릿(증류주), 무알콜 칵테일 시장 등을 합쳐 봐. 무알콜 음료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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