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오늘 현대문학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새 장편소설 『가호』가 국내 출간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놀랐습니다. 2023년 나온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그의 마지막 장편이 될 거란 예측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3년 뒤, 그는 보란 듯이 새 장편을 내놓았습니다. 무려 일흔일곱의 나이로요.
궁금했습니다. 50년 가까이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타오르는 그의 창작 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그걸 알고 싶어 그가 2015년 펴낸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꺼내 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렬한 독자’인 임경선 작가와 함께 읽었어요. <이제 읽으러 갑니다> 두 번째 시간입니다.
*한국에선 2016년 출간됐다.

임경선 작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제가 소설가로 살며 막막한 순간마다 꺼내 드는 책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35년 작가 생활을 돌아보며 쓴 이 책, 읽을 때마다 창작을 대하는 ‘태도’를 새롭게 배울 수 있거든요.
오늘은 제 삶의 나침반 같은 이 책을 함께 펼쳐보겠습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은 물론, 자기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많은 영감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Chapter 1.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소설가가 된다
도전은 쉽게 찬사를 받지만, ‘끝까지 버티는 일’은 구질구질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어려운 법이죠.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전업 소설가로 살아온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의 앞단에서 던지는 말은 꽤 파격적입니다.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 하거든요.
“소설 따위—‘소설 따위’라는 말투는 약간 난폭하긴 합니다만—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거의 누구라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문장을 쓸 줄 알고 볼펜과 노트가 손 밑에 있다면, 그리고 그 나름의 작화 능력이 있다면, 전문적인 훈련 따위는 받지 않아도 일단 써져 버립니다. (…) 인문계 대학에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한 전문 지식 따위,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니까.”_14~1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