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밀러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할 때, 우리가 얻는 것


롱블랙 프렌즈 B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엔 책 제목을 보고 웃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싶었죠. 그러면서도 홀린 듯 책을 샀어요. 며칠 뒤 책장을 덮을 땐 ‘올해의 책’이 돼 있었습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2022년 상반기 베스트셀러입니다. 2021년 12월 국내에 출간돼, 2022년 11월 기준 15만 부 이상 팔렸어요. 국내 독자만 사로잡은 것도 아니에요. 뉴욕타임스는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기이한 심연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평했어요. 

놀라운 건 이 책이 과학 기자 출신 저자, 룰루 밀러Lulu Miller의 첫 책이라는 겁니다. <롱블랙 스토리텔러 위크> 두 번째 주인공은 룰루 밀러예요. 미국 시카고에 있는 그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책의 주요 반전에 해당하는 내용은 담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다만 저자와의 인터뷰 특성상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룰루 밀러

“이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라니! 놀랍고 얼떨떨해요. 거꾸로 제가 묻고 싶어요. 대체 이유가 뭐죠?” 

‘당신의 책이 왜 인기를 얻은 것 같냐’고 묻자 밀러는 되레 이렇게 물어왔어요. 사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안 팔릴 이유가 더 많아 보이는 책입니다. 낯선 이름의 저자, 장르를 알 수 없는 모호함, 1인 출판사가 낸 번역본…

하지만 밀러는 이야기가 청중에게 가닿게 하는 법을 압니다. 책 제목만 보면 ‘물고기가 나와 무슨 상관이람?’ 싶지만, 독특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입소문을 탔죠. 밀러가 말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비결을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