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B
무심코 지나치던 가로수가 고마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쨍쨍한 여름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로 숨어들 때, 소낙비를 피해 나무 사이로 걸어갈 때가 그렇죠.
가로수들이 1년 365일 우리 곁을 지켜주는 건 모두 나무의사 덕분입니다. 나무에게 의사가 있다니, 싶으시죠. 나무가 아프거나 병이 들었을 때 원인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사람이에요. 정부가 2018년부터 국가 자격 제도를 도입했어요.
나무의사는 요즘 가장 관심받는 직업이기도 해요. 카카오, 네이버 같은 대기업 환경관리직 출신 임직원들도 도전하고 있죠.
쉽지 않은 시험입니다. 병충해 종류부터 토양, 관리, 수술법까지 섭렵해야 해요. 34년 차 녹지직 공무원인 김천기 씨는 네 번째 도전 끝에 나무의사가 됐습니다. 죽을 때까지 나무를 살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김천기 나무의사
우리는 왜 나무가 아름답다고 느낄까요. 푸른 잎사귀와 싱그러운 열매,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매력일 겁니다. 여러 나무가 한데 모인 숲은 우리 인간에게 쉼터가 돼주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