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남대문 시장 스카프 아저씨를 들어보셨나요? 남다른 입담이 SNS에서 화제예요. 매대에 쌓인 스카프를 고르다 보면 “조금만 힘내, 계속 골라”라며 응원하다가, 너무 많이 사면 “이거 지금 과소비야”라며 말리기도 하죠.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짐작해 봤어요. 정해진 접객이 아닌 ‘진짜 대화’가 오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이 그에게 “인간미가 느껴진다”, “물건을 사면 웃음이 덤”이라 말하는 것도 그래서겠죠.
뒤집어 생각하면, 이런 대화를 나눌 사람이 그만큼 귀해졌다는 뜻일까요? 빠른 주문과 정확한 응대, AI와의 즉문즉답에 익숙해진 요즘이잖아요. 그런데 왜 인간과의 유대를 그토록 그리워할까요?

앨리슨 퓨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 교수
이 질문을 깊이 파고든 사회학자가 있어요.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앨리슨 퓨Allison J. Pugh 교수. 그는 사람을 대하는 일의 가치를 알아보려, 간호사부터 상담사, 미용사 등 ‘사람과 교류하는 노동자’ 100여 명을 300시간 동안 인터뷰했어요.
이 연구를 바탕으로 2024년 쓴 책이 『사람의 마지막 직업*』입니다. 그는 말해요. 이 일을 “감정 노동, 서비스업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르자”고요. 바로 연결 노동connective labor.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응답해,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일이죠.
*한국어판은 2026년에 출간됐다.